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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와 현세를 이어주는 성벽… 이탈리아 루카

루카는 만남과 헤어짐이 주는 반가움과 허전함을 내려 놓고 떠나야 하는 여행의 맛을 다시 느끼게 한 부부의 강력추천으로 찾아가게 된 곳이다.

파리 출발 기차를 타고 이탈리아 로마에 가는 동안 우리와 같은 객실을 이용했던 프랑스인 부부를 우연히 우피치 미술관에서 만났다. 뜻밖의 만남을 통해 반가움으로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다 아쉬운 작별로 스치는 인연의 소중함이라는 여행의 기술을 다시 배우게 되었다.

이정표를 따라 가다 주차를 하고 거리를 둘러보니 그저 평범한 마을로 겨우 오래 된 성당이 하나 있을 뿐이다. 우리가 잘못왔나 싶어 행인에게 물어보니 루카가 맞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가 멋있단 말인가? 우리를 놀린 것인가? 어이가 없어 혹시라도 이곳에도 구시가지가 있는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길 가던 사람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길을 따라 가면 성벽이 나오고 성벽 안으로 들어가면 진짜 루카가 있다고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럼 그렇지! 순간 강력추천해준 그 부부를 의심했던 가당치않은 내 의심의 근원이 무엇인지 부끄러움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들은 대로 길을 따라 올라가니 성 밖의 루카와 너무나 다르다. 문을 통과하는 순간 우리는 영화 비지터의 주인공이 되어 중세로 시간이동을 헀다

                          루카의 역사

루카는 기원전 3세기의 로마제국 점령시 모습으로 격자형 거리로 남아있고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의 돌들로 지어진 교회와 궁전 등에서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특히 안피테아트로 로마노 광장은 1830년에 부르봉 왕가의 마리 루이제가 슬럼가로 형성되었던 광장을 정리한 후에 원형 경기장의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광장의 동서남북에 낮게 세워진 동물과 검투사가 투기장으로 입장했던 아치 통로 문까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은 색색으로 칠해져 밖으로 나와 해바라기를 하는 빨래와 꽃들과 함께 평화로운 전경을, 건물 아래의 상점과 식당들은 아기자기 하니 예쁘며 광장에는 노천시장이 열려 보는 재미를 준다.

나폴레옹으로부터 루카를 결혼 선물로 받은 누이 엘리자 바치오키가 통치했던 1805-1814년을 기억으로 남기려는 듯이 나폴레옹의 이름을 딴 나폴레옹 광장이 있다.

                            루카의 볼거리

발품이 넉넉하게 들어가야 할 만큼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이다.

산 미켈레 성당은 11-14세기에 세워진 성당으로 피사의 로마네스크 양식을 따른 대리석 기둥들과 상감세공을 한   대리석이 각기 다른 모양을 띤 압도적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지붕 위의 성 미카엘 동상을 제외하고는 세속적인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산 프레디아노 성당은 예수의 일생과 모세의 일화가 섬세하게 조각품과 ‘예수 승천’과 같은 프레스코화가 감탄을 일으킨다.

산 마르티노 성당은 아름다운 11세기 건물로 산미켈레 성당과 마찬가지로 피사 로마네스크 양식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중앙 현관에는 니콜라 피사노와 궤데토 다코모의 뛰어난 13세기 조각 작품들이 있다. 성당 안에 있는 템피에토에는 틴토레토의 그림과 볼토 산토가 있는데 13세기의 순례자들은 이를 예수의 십자가 사건 당시의 조각 작품으로 믿어 신성시 했던 것이고 종탑은 1060년 착공된 방어물이다. 특히 이 성당은 푸치니 가문이 4대에 걸쳐 오르간 연주를 했던 성당이다. 옛 대주교 궁전인 델 오레파 델 두오모 박물관은 산 마르티노 두오모의 보물들과 성 토마스 베케트의 유물함으로 추정되는 희귀한 12세기 리모주 상자로 유명하다.

또다른 박물관으로는 15세 초 루카를 다스렸던 파오롤 기니지를 위해 지은 웅장한 르네상식 양식의 저택인   빌라 기니지 국립박물관에서 고대 유적물을 볼 수 있다. 탑에 올라가면 아푸안 알프스의 전경을 볼 수 있다.

1667년에 세워진 파네르 궁전은 아름다운 외부로 난 계단이 있고 고대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과 여신의 동상이 세워진 길을 따라 조성된 우아한 정원이 돋보이는 곳이다. 궁전 안에는 18-19세기의 궁정 의상 콜렉션이 볼 만 하다.

그 밖에도 프레토리오 궁전과 델라 프레페투라 궁전도 국립박물관으로 운영되며 수많은 미술품이 소장되어 있다. 아르누보 양식으로 장식된 쇼핑거리 비아 필룬고도 꼭 걸어보야햐 하는 거리이다.

                                푸치니의 고향

푸치니는 루카 출생으로 베르디 이후의 이탈리아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이다. 산 마르티노 성당에서 오르간 연주를 하던 가문의 한 사람으로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하던 푸치니는 어느 날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Aida’’를 보기 위해 장장 30Km를 걸어 피사에 갔다. 그 먼길을 걸어 찾아간 열정에 보답 받듯이 푸치니는 오페라에서 받은 감동으로 오페라 작곡가가 될 결심을 하며 밀라노의 음악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하여 오페라 ‘마농레스코’로 크게 성공을 한다. 바그너의 악극에서 받은 영향과 독특한 이탈리아의 고유한 선율을 겹합시킨 그의 오페라는 청중의 가슴을 여미게 하는 애절한 선율로 사랑을 받았다. 그의 오페라 중 ‘라 보엠’, ‘나비부인’, ‘토스카’가 3대 걸작으로 꼽힌다.

루카 여행에서 빼놓을수 없는 즐거움은 성벽을 따라 걷는 일이다. 성벽은 1500년 경 군사 기술의 발달로 중세 방어물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어 쌓기 시작해 1645년 완성된 것으로 당대 가장 진보된 성벽에 속헀다. 19세기 초 부터 공원으로 바뀐 성벽 위를 걸으면 성 밖과 안이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갈라져 성벽 위를 산책하는 사람들과 자전거 타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확실히 튼튼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루카는 이탈리아의 마을들과는 또 다른 멋으로 사람을 끄는 곳으로써 왜 강력추천을 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입력 : 2008-03-02, 12:52 (GMT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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