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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개의 해안마을.. 친퀘테레(이탈리아)

광활한 바다를 바라보며 가파른 절벽 아래   화려한 색으로 단장을 한 마을 사진을 보았다. 가보고 싶은 곳으로 뇌리에 깊이 똬리를 튼 한 장의 사진 속 풍경을 찾아 나선 길은 피렌체에서 생각보다 멀었다. 다음날 이탈리아를 떠나야 하기에 서둘러 아침 일찍 나왔지만 피렌체를 빠져 나가는 길은 어느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교통체증과 공사로 길에 서있는 시간이 많아 초조해졌다. 거기다 하늘까지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꼬불꼬불 산길을 넘어가는 동안 먹구름은 사라졌고 푸른 쫓 빛 하늘이 펼쳐진다. 시골 풍경을 벗삼아 구비 구비 돌아   몬테로소 알 마레에 도착하는 순간 환성이 터져나왔다.

산책로를 따라 걸어야만 알 수 있는 묘미

친퀘레테는 자연과 마을이 조화를 이룬 산책로를 따라 이어진 다섯개의 해안 마을로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 될   정도로 절경이다. 가파른 절벽 아래 해안가에 아기자기한 집들은 정감을 불러일으키고 시간이 멈추어 있는 지상의 낙원같은 곳으로 고요한 적요를   깨는 것은 오직 파도 소리 뿐이다.

다섯마을은 몬테로소 알 마레, 베르나차, 코르닐리아, 마나롤라, 리오 마조레로 마을마다 독특한 개성으로 그림처럼 예쁘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바닷길을 따라 걷는 낭만이 그대로 추억으로 남는 곳으로 계단식 포도밭의 풍경은 이국적인 정취로 평화롭다. 이곳의 백포도주는 뜨거운 햇살과 해풍으로 맛이 뛰어나 지친 다리를 쉬기 위해 잠시 머무는 테라스 카페에서 목을 축이면 달콤함에 노곤해지면 느슨해진다.

다섯마을을 도는 방법은 몬테로소 알 마레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책로를 따라 다섯시간 길을 걷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기차를 타고 역마다 내려 마을을 구경하며 짧은 해안길을 따라 적당한 산책을 즐기면 된다. 그리고 차를 타고 산을 따라 계단식 포도밭을 바라보면서 드라이브 삼아 구불 구불한 길을 올라가 바다와 마을을 내려다 보는 풍경 또한 기막히다. 그러나 차로 일차선 도로를 따라 올라왔다 내려왔다 하면 극심한 피로감과 속절없이 지나가는 시간에 낭패감을 맛 볼 수 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마나 롤라에서 리오 마조레 길을 가는 길은 여인들의 길 (비아 델라모레)의 길이고 바다와 마주 보는 곳에 연인들의 동상이 있다. 동상 둘레에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듯 피렌체 베키오 다리에서 보았던 자물쇠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마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마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 속에 묶어두지는 마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있지는 마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칼릴 지브란의 시처럼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 자랄 수 없듯이 사랑도 서로의 그늘에서 자랄수 없기에 사랑의 약속인 자물쇠에게 이 시를 읊어주었다. 사랑을 영원하게 하는 것은 어떻게 사랑을 머물게 하느냐가 중요하고 적당한 거리 유지하는 것이 방법일 것이라는 믿음으로.

                          나비의 꿈

다섯마을은 해안 끝자락에 알록달록 예쁘장하게 칠한 집들이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뒤로 산을 배경으로 절경이라는 표현이 저절로 나와 걷는 내내 힘들면서도 감미로운 행복에 취하게 된다. 가장 큰 마을 몬테로소 알 마레는 모래 해변의 넓은 만을 굽어보고 있어 바닷가 산책도 가능하고 방파제 끝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바위 위 언덕 꼭대기에 마을을 형성한 코르닐리아에서 집에 심어진 오렌지와 레몬 나무에 노랗고 오렌지 빛으로 매달려 있는 모습에서 시간이 멈추어 있는 듯 장자의 꿈처럼 나비인지 장자인지 모를 정도로 내가 지금 지구 위에 있는지 꿈 속에 있는지 생각을 해야 할 만큼 평화가 햇살 가득하게 펼쳐져 있다.
소박하고 선량한 어부들이 그 날을 위한 양식을 위해 고기잡이 배를 타고 나갔다 돌아와 해풍에 곱게 물드며 살아갈 것 같은 동화   나라 같은 마을, 다시 찾아가 걷고 싶다.
입력 : 2008-03-29, 10:58 (GMT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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